결혼식에 대한 큰 로망은 없었다. 코시국이라 모든 걸 내려놓고 준비하기도 했었고, 잠깐이지만 예식장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에 그냥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신혼집을 꾸미고 살림살이 사는 것에 더 집중한 결혼 준비... 결혼식 준비에는 큰 고민이나 갈등이 없었다.
웨딩플래너를 찰떡같이 만난 덕분이기도 하다.(저의 플래너님 정말 정말 왕 추천합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었는데 결혼하는 사람이 없네요)
플래너님만 믿고 플래너픽으로 모든 걸 해결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안 드는 구석 하나 없이 끝냈다.
그중 플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소한 부분인 혼인서약서와 식전, 식 중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야무지게 읽고 있는 혼인서약서
혼인서약서 셀프제작은 결혼식이 코앞에 왔을 때까지도 생각도 안 하고 있던 것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보내주는 안내서류를 보고 나서야 혼인서약서를 우리가 적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랴부랴 검색하고 내용을 생각하려 하는데 다들 케이스까지 신경 쓰는 모습에 네? 하고 놀랐다...
한 번 읽고 버릴 거란 생각에 케이스는 예식장에서 다 주니 그걸 쓰자. 보관해도 나중엔 다 짐이다. 생각했던 혼인서약서인데....
너무나 예쁘게 준비하고 있던 수많은 예신님들...
또 그걸 보고 손이 근질근질한 노동녀인 나는 일주일 남겨두고 셀프제작을 시작했다.
sns에 주문 제작해 주는 곳도 많았는데 가격도 가격이고, 시간도 시간이고, 결과적으로 내 마음에 꽂히는 게 없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겠는데? 해서 시작한 셀프 혼인서약서 만들기.
성혼선언문과 축사가 따로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집에 고이 모셔둔 예쁜 리본 끈과 문구점에서 산 디자인한지에 줄 맞춰 인쇄하고, 하드지를 덧붙여 완성~
직접 예단편지 적는 방법으로 손글씨를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간과 정성이 나질 않아 깔끔하게 인쇄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고 마감이 조금 어설펐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사진에서만 이쁘면 되고 신경 쓴 티가 났으니 대만족 대성공
작은 사이즈에 사진에만 예쁘면 되니 조금 어설프면 어때요. 다들 도전해 보세요!!




셀프 혼인서약서 시작부터 완성까지
현재는 서재 방에 청첩장과 함께 진열했다가 모든 손님들이 다녀간 뒤 박스에 봉인했다.
먼지가 쌓이는 것도 싫고, 언젠가 열어보고 이랬던 적이 있었지 추억하는 용도로 쓰일 것이다.
아무튼 내시간내노동 셀프 혼인서약서 만들기 끝

혼인약서와 청첩장 진열했던 어느 날
두 번째 노동녀의 운명을 결정한 식전영상과 식중영상이다.
식전영상이야 청첩장 업체들에서 수많은 샘플과 함께 청첩장 주문 시 무료 제작 이벤트를 잔뜩 해서 식전영상을 다들 하는구나 생각했고,
코시국에 오는 사람도 없을 거 같고, 나만 해도 남의 결혼식에서 식전, 시중 영상을 자세히 보지 않는 성격이라 대충 하자 생각했다.
안 하기엔 밋밋하니께...
근데, 영상업체의 영상은 남의 실루엣(손잡는 장면이나 뒷모습, 걷는 발걸음 등)에 내 사진을 끼워 맞추는 형식이라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충 해야 하나, 아 정말 마음에 안 드는데 어쩌지로 갈등하는 찰나에
친척 형님이 셀프로 제작하신 본인 결혼식 영상을 보여주셨고, 우리 거를 만들어주신다고 하셨다.
남은 시간도 촉박하고 죄송한 마음에 식전과 식중 두 가지 중 하나는 만들고 하나만 부탁드리려고 했지만
사서 고생하는 노동녀는 영상 제작 중 급 재미를 느껴 밤을 새우며 며칠 동안 둘 다 만들고 뿌듯함을 얻었다는 전설...
엄마들의 울음 방지를 위해 식중영상을 미리 공개했는데 10번 보고 10번 울었다는 엄마의 말에 더 보고 결혼식장에선 해피하라고 말했다.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살짝 수정한 식전영상과, 식중영상
영상편집 프로그램은 뱁믹스를 사용하였다.
곰믹스도 해봤는데 내 손엔 뱁믹스가 훨씬 쉬운 느낌이었다.
무료 영상편집 프로그램의 한계와 나의 왕초보 실력은 약간의 포토샵과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했다.
구성과 멘트만 정리하고 나면 마음에 드는 음악을 입히면 간단하니 다들 도전해 보시길!!
코시국에 결혼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세요!
극초보도 할 수 있으니 대 추천합니다.
영상편집 강좌를 상세히 올려주시는 수많은 블로거님들께 이 영광을 돌리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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