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나의 오래된 끄적임.
나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있었다.
길게는 10년에서 20년, 짧게는 6개월
세세함까지는 아니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하는 적당한 시기, 적당한 위치, 적당한 발전이 내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성인이 된 후 조금씩 조금씩 나만의 플랜을 잡았고, 성과와 부진을 겪으며 점점 더 견고해졌다.
피 터지게 열심히 한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진행해가며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어!를 외치며 작게는 졸업학점 채우기부터 크게는 취업성공을, 연애부터 나의 결혼과 2세에 대한 생각까지, 호기롭게 이 정도는 해야지를 생각하며 원대한 꿈을 꿨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다 되는 게 어디 있나? 세상 혼자 사는 게 아닌데, 나 혼자 성심을 다한 계획에는 상대가 없었다. 넘을 수 없는 큰 산 하나 가 내 앞을 가로막은 것 같았다.
내가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기도(내가 왜?), 그리고 적당한 위치에 도달하지 못함에서 오는 낙오감이 날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난 이쯤이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겠거니 했는데 그 시기에 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누가 나한테 강요한 것도 아니었고, 내 주변에 결혼과 출산 루트를 밟던 사람도 없었고, 하다못해 부모님도 요즘 같은 세상 늦게 가라고 할 정도였는데 나 혼자 정한 그 기준에 빠져 스스로 옥죄이고 있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인데 왜 이랬지?
다 털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없는 미래의 남편과의 연애 기간까지 계산기로 두들기는 나의 모습을 놓기까지 많은 생각 정리가 필요했다.
이것에 대해 크게 깨닫고 인정하고 적응하면서 이후의 삶에 대한 계획은 내가 할 수 있던 부분의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접었다.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남의 눈을 의식한 바보 같은 계획들.
모든 계획을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들과 내 만족을 기준으로 바꾸기까지 조금 더딘 흐름이 있었지만 마음을 바꿔 온 평화는 나를 더 좋은 길로 인도했다.
세상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내가 마음이 동하는 그 시기가 적당한 시기고 만족할 결과를 만들 뿐.
지금의 나는 함께 할 동반자가 있다.
아직도 길게 남은 내 인생, 동반자와 함께 좋은 설계를 해 나가는 건실한 삶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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