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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에 무뎌진 마음은 감사함도 희미해진다.
엄마 그늘 아래 있을 때엔 불만이 가득했다.
머리가 좀 컸다는 생각에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일만 보였고 엄마의 행동은 답답했다.
바보같이 구는 모습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짜증을 내던 때도 있었다.
엄마의 최선은 기성세대의 멍첨함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은 문득 드는 알 수 없는 애잔한 마음에 효도랍시고 알량한 지갑도 열었었다.
속 썩이는 다 큰 자식의 작은 보답에도 엄마는 고맙다 했다.
그 그늘 아래에선 난 세상 제일가는 잘 자란 딸이었다.
결혼을 하고 난 엄마가 정답이 되었다.
모든 걸 다 안다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몰랐던 건 나고, 아무것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모든 걸 다 알고 있던 건 엄마였다.
똑똑한 척 혼자 잘난 딸내미는 그렇게 엄마의 넘치는 모자람을 먹고 자랐다.
바보 같았던 엄마의 행동은 집안 살림을 꾸리던 베테랑 주부의 일상이었다.
중요하지만 너무 사소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작은 생활정보는 엄마의 머릿속에만 있었다.
나물을 손질하다가도, 싱크대 상판을 닦다가도 엄마에게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는 내 정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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